intra-AS, inter-AS

2025-06-18

📡 라우팅을 거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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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수십억 개의 목적지가 존재한다. 이 규모에서는 각 라우터가 모든 목적지를 라우팅 테이블에 저장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이 테이블을 주기적으로 교환하게 되면 네트워크 링크 자체가 그 정보 전달만으로도 과부하에 빠질 수 있다.

또한 실제 인터넷은 단일 네트워크가 아니라 수많은 네트워크가 연결된 구조이고 각 네트워크는 독립적인 관리 주체 아래 운영된다. 이런 관리적 자율성(administrative autonomy) 때문에 각 네트워크는 자체 내부의 라우팅 방식을 설정하고 통제하고자 할 수 있다. 결국 이러한 요구와 제약을 충족하기 위해 라우팅 시스템은 규모에 맞게 설계되어야 하고 계층적 구조와 자율 시스템 개념이 필요하게 된다.

📡 계층적 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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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 내부에서의 라우팅은 intra-AS routing 또는 intra-domain routing이라고 부른다. 같은 AS 안에 있는 모든 라우터는 동일한 라우팅 프로토콜을 사용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OSPF, RIP, IS-IS가 여기에 해당한다. 반면 AS가 다르면 서로 다른 라우팅 프로토콜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이 덕분에 각 네트워크는 자율적으로 내부 운영 방식을 선택할 수 있고, 관리 유연성이 확보된다.

AS의 경계에 위치한 라우터는 게이트웨이 라우터(gateway router)라 불린다. 이들은 자신의 AS에 속한 내부 라우터들과도 연결되어 있지만, 동시에 외부의 다른 AS에 속한 라우터와도 링크를 가지고 있다. 즉, AS 간의 경로 선택과 같은 외부 라우팅도 담당해야 한다.

AS 간의 라우팅은 inter-AS routing 또는 inter-domain routing이라 한다. 주로 게이트웨이 라우터들이 담당한다. 외부와의 경로 교환은 물론 내부 AS 내에서의 경로 결정도 함께 수행하게 된다. 이렇게 계층적이고 분할된 구조 덕분에 인터넷은 수십억 개의 목적지를 가진 거대한 네트워크임에도 불구하고 효율적이고 유연한 라우팅이 가능해진다.

📡 라우팅끼리의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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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a-AS 라우팅은 같은 AS 내부의 목적지로 가는 경로를 결정한다. 예를 들어, AS1에 속한 한 라우터가 동일한 AS1 내의 다른 호스트에게 데이터를 전달하려면 OSPF나 RIP 같은 내부 라우팅 프로토콜이 사용된다. 이때 라우팅 경로는 해당 AS의 정책과 네트워크 구조에 따라 자율적이고 독립적으로 결정된다. 따라서 같은 프로토콜을 사용하더라도 각 AS는 다른 라우팅 전략을 취할 수 있다.

Inter-AS 라우팅은 다른 자율 시스템에 속한 목적지로의 경로를 결정한다. 이때 사용되는 대표적인 프로토콜은 BGP(Border Gateway Protocol)이다. 하지만 BGP는 목적지 AS에 도달하기 위한 논리적 경로만 결정해 이 경로를 실제로 따라가기 위한 물리적인 전달 경로는 다시 내부 라우팅 프로토콜에 의해 계산된다.

즉, 외부 AS를 향하는 트래픽의 경우

  • 어떤 외부 AS 경로를 선택할지는 BGP가 결정하고,
  • 선택된 외부 경로까지 가는 실제 내부 경로는 intra-AS 라우팅 프로토콜이 다시 계산하는 구조다.

이렇게 두 계층이 분업해서 작동하기 때문에 외부 목적지에 대해서도 정확한 포워딩 테이블 항목이 생성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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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AS1 내부의 한 라우터가 도착지가 AS1 외부에 있는 데이터그램을 수신했다고 가정하자. 이 경우 해당 라우터는 패킷을 AS1 내부의 다른 라우터 중 하나인 게이트웨이 라우터(gateway router)에게 전달해야 한다. 하지만 AS1에는 여러 개의 게이트웨이 라우터가 있을 수 있고 어느 게이트웨이를 선택해야 하는지는 intra-AS 라우팅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inter-AS 라우팅 프로토콜(BGP 등)은 아래와 같은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1. 외부 목적지에 도달 가능한 경로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예를 들어 어떤 목적지는 AS2를 통해 접근 가능하고, 또 다른 목적지는 AS3을 통해 가능하다는 정보가 필요하다.
  2. 수집한 도달 가능성(reachability) 정보를 AS1 내부의 모든 라우터에 전파해야 한다. 그래야 AS1 내부의 어느 라우터라도 외부 목적지에 대해 적절한 게이트웨이를 선택할 수 있다.
  3. 이 정보를 바탕으로 intra-AS 라우팅 알고리즘은 각 목적지에 대해 해당 게이트웨이로 향하는 경로를 계산하고, 포워딩 테이블을 완성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외부 목적지를 향한 포워딩 결정도 결국 AS 내부 라우팅 체계에 의해 수행되지만, 그 의사결정의 기반은 inter-AS 라우팅 정보에 있다. 즉, inter-AS 라우팅은 단순히 외부 경로를 계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AS 내부의 포워딩 경로 형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 intra-AS 라우팅 프로토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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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IP (Routing Information Protocol)
    • 고전적인 거리 벡터(Distance Vector) 방식의 라우팅 프로토콜이다. 라우터들은 자신의 거리 벡터를 30초마다 이웃 라우터에게 주기적으로 전달해 이걸 바탕으로 경로를 갱신한다. 구현이 간단하고 구조가 직관적이지만, 수렴 속도가 느리고 홉 수 제한(최대 15홉) 등으로 인해 현재는 널리 사용되지 않는다.
  • EIGRP (Enhanced Interior Gateway Routing Protocol)
    • 역시 거리 벡터 기반이지만, 전통적인 DV 방식보다 더 빠르고 안정적인 수렴을 목표로 한다. 수치적 거리 대신 복합적인 경로 메트릭(대역폭, 지연 등)을 고려하고 업데이트도 변화가 있을 때만 보내는 방식이 특징이다. 오랫동안 시스코(Cisco)의 독점 프로토콜이었지만 2013년에 표준화되면서 공개되었다.
  • OSPF (Open Shortest Path First)
    • 링크 상태(link-state) 기반의 라우팅 프로토콜로, 네트워크 전체의 구조를 토폴로지 형태로 파악하고 Dijkstra 알고리즘을 이용해 최단 경로를 계산한다. 라우터들은 주기적으로 자신과 연결된 링크 상태 정보를 전체 AS에 광고해 모든 라우터가 동일한 네트워크 맵을 유지한다. 계층적 구조와 강력한 확장성을 바탕으로, 오늘날 가장 널리 사용되는 intra-AS 라우팅 프로토콜 중 하나다.
  • IS-IS (Intermediate System to Intermediate System)
    • OSPF와 매우 유사한 링크 상태 기반 프로토콜로 ISO 표준에 기반한 점만 다를 뿐 핵심 원리는 거의 동일하다. 둘 다 대규모 네트워크에서의 정밀한 경로 제어와 빠른 수렴을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