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리눅스다
Rocky Linux로 시작해서 네트워크 서버 구축까지
한빛미디어 서평단 <나는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협찬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이 책을 고른 이유
프론트엔드 개발을 하다 보면 리눅스를 직접 다룰 일이 의외로 적다. 배포는 도커 이미지로, 서버는 클라우드 콘솔에서 클릭 몇 번으로 띄우고, 터미널은 외워둔 명령어 몇 개 위주로 많이 사용한다. SSH로 직접 들어가서 패키지를 깔거나 방화벽을 만질 일은 거의 없다. 그러다 보면 한 번쯤은 가상머신을 직접 세팅하고, 패키지를 깔고, 서버를 올려보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리눅스 책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시스템 개념과 명령어를 깊게 파는 책이거나, 특정 서버(웹, DB) 한두 가지에 집중하는 책이다. 입문자 입장에서는 그 사이를 이어주는 책이 필요하다. 이 책은 가상머신 세팅부터 시작해서 명령어와 셸 스크립트, 그리고 실제 네트워크 서버 구축까지 한 흐름으로 이어준다.
실습 환경 구축
Part 1은 통째로 실습 환경 구축에 쓴다. VMware 설치, Rocky Linux 가상머신 3대 생성, Windows 클라이언트 설치까지 챕터 세 개를 들여서 다룬다.
리눅스를 처음 배우는 사람한테 가장 큰 진입 장벽은 사실 리눅스 자체보다 "어디에 깔아서 연습할 것인가"다. 노트북에 듀얼 부팅하기는 부담스럽고, 클라우드 서버는 비용이 걸린다. 가상머신을 쓰면 이 두 가지를 모두 피할 수 있고, 무엇보다 서버 여러 대를 동시에 띄워놓고 서로 통신시켜 보는 실습이 가능해진다.
후반부 네트워크 서버 챕터에서 클라이언트-서버 동작을 직접 확인하려면 환경이 미리 갖춰져 있어야 한다. 그 토대를 1부에서 깔아주는 구조다. 부록 A에서 Mac 환경에 가상머신을 까는 방법을 따로 다뤄서, Mac 유저도 똑같이 실습을 따라갈 수 있다.
CentOS의 자리를 채운 Rocky Linux
기존 리눅스 입문서들은 대부분 CentOS 기반이다. 그런데 CentOS는 2021년 말 CentOS 8을 끝으로 기존 형태의 지원이 종료됐고, 그 자리를 메우는 후속 배포판 중 하나가 Rocky Linux다. 이 책은 그 변화를 반영해서 처음부터 Rocky Linux를 기준으로 쓰여졌다.
2장에서 레드햇, 페도라, CentOS, Rocky Linux의 관계를 정리하는데, 리눅스를 입문하는 사람이 관계도를 한 번 잘 봐두면 이후 다른 배포판을 마주쳐도 어디에 위치하는지 비교적 쉽게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같은 레드햇 계열이라는 큰 줄기 안에서 각 배포판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왜 Rocky Linux가 CentOS의 대체재로 떠올랐는지를 먼저 짚고 가는 구성은 좋았다.
레드햇 계열 명령어와 패키지 관리(dnf)를 익혀두면 추후 RHEL, AlmaLinux 같은 다른 배포판으로 옮겨도 거의 그대로 적용된다. 입문자가 Rocky Linux로 시작하는 것은 한 가지 배포판만 배우는 게 아니라 같은 계열 전반에 통하는 기반을 다지는 일에 가깝다.
네트워크 서버 챕터
Part 3과 Part 4는 책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SSH, DNS, 메일, MariaDB, 웹 서버부터 FTP, NFS, Samba, DHCP, 프록시, 방화벽, PXE까지 13개 챕터에 걸쳐 서버를 직접 구축한다.
이 부분에서 한 권 안에서 다양한 서버를 직접 띄워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느껴졌다. 평소에 텍스트로만 봤었던 Samba, PXE, 프록시 서버까지 이 단원에서 다룬다. 단점은 각 서버를 깊게 파기에는 분량이 조금 빠듯했다. 한 챕터에서 서버 개념, 설치, 운영을 다 다루기 때문에 깊이보다는 폭에 무게가 실려 있다.
그래도 이 책이 입문서기 때문에 처음 사용해보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이러한 방식이 더 적합한 것 같다. 처음부터 깊게 들어가면 끝까지 가기 전에 지칠 수 있다. 다양한 서버를 일단 직접 띄워보고 "이런 게 있구나" 하는 감각을 잡은 다음, 필요한 영역만 따로 깊게 파고드는 게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DNS, 웹, 메일, DB 정도는 어떤 직무에서든 한 번쯤은 마주치는 주제라, 이름만 알던 걸 직접 띄워본 경험은 다음 스텝을 위한 좋은 양분이 된다.
도커와 WSL
마지막 20장은 가상화 기술 전반을 한 챕터에 모아서 정리한다. VirtualBox로 Windows 응용프로그램을 띄우는 방법, 도커 설치와 우분투 컨테이너 다루기, WSL에 Rocky Linux를 올리는 방법까지 한 챕터 안에서 소개한다. 학습 목표 페이지에서 보이는 단계별 흐름도 가상머신 → 도커/컨테이너 → WSL 순서로 연결된다.
가상머신으로 OS를 통째로 띄우는 방식이 몸에 익은 다음에 도커와 WSL을 만나면, 같은 가상화라도 어떻게 다른지가 더 또렷하게 와닿는다. 리눅스를 배우는 사람들 다수는 결국 도커를 쓰게 되고, 윈도우 환경에서 리눅스를 가볍게 쓰고 싶을 때 WSL이 가장 빠른 답이 된다. 가상머신, 컨테이너, WSL이 각각 어떤 상황에 어울리는지를 한 챕터 안에서 비교해볼 수 있다는 부분도 입문자에게 큰 도움이 된다.
도커와 WSL을 깊이 있게 다루지는 않지만 한 권 안에서 전통적인 서버 구축부터 컨테이너 기반 워크플로우까지 한 번씩 거쳐 갈 수 있어서 다음 학습의 방향을 스스로 짚어볼 수 있는 역할을 충분히 해준다.
총평
책 앞부분에 학습 로드맵 페이지가 있는데, 어떤 챕터를 어떤 순서로 따라가야 하는지 한 장에 정리해뒀다. Part 1-2의 기본 개념과 Part 3-4의 네트워크 서버가 어떤 의존 관계로 연결되는지 보여주기 때문에,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따라가지 않더라도 자신이 가고 싶은 챕터까지 어떤 선수 챕터가 필요한지 이 페이지 한 번이면 잡힌다. 입문자라면 일단 이 로드맵을 따라가면서 학습하는 게 가장 무난한 방법이다.
입문서로서 가장 중요한 건 끝까지 따라갈 수 있게 만드는 일관성이다. 이 책은 가상머신 환경 구축부터 시작해서 명령어, 셸 스크립트, 그리고 실제 네트워크 서버 구축까지 같은 환경 위에서 이어진다. 환경이 바뀌지 않으니 학습 흐름이 끊기지 않고, 한 권 안에서 폭넓은 영역을 한 번씩 거쳐 갈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었다.
분량이 두툼한 만큼 모든 챕터를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가는 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처음 보는 입장이라면 Part 1과 2를 꼼꼼히 따라간 다음, Part 3-4에서는 본인에게 필요한 서버만 골라서 실습하는 게 현실적인 방향일 것 같다. 책 자체가 "처음 한 번 다 읽는 책"이 아니라 "필요할 때 펼쳐서 해당 챕터를 따라가는 책"으로 쓰기에도 적합한 구조다.
CentOS 시대가 끝난 지금, Rocky Linux로 입문하면서도 레드햇 계열 전반에 통하는 명령어와 개념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리눅스를 처음 배우는 사람, 특히 학교 과제나 사이드 프로젝트에서 "리눅스 서버 한번 다뤄봐야 하는데 어디서 시작하지"라는 고민이 있는 분에게 가장 적합하다. 가상머신 환경부터 깔아주는 구성 덕분에 환경 문제로 시작 자체를 못 하는 일이 없다. 이미 리눅스를 자유롭게 쓰는 개발자라면 평소에 직접 띄워보지 않은 서버(예: Samba, PXE, 프록시) 챕터만 선택적으로 보는 식의 활용도 가능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가기보다는 레퍼런스로 두고 필요한 챕터를 펼쳐 보는 형태가 어울리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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